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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대박 나고 싶습니다."였습니다
신용보증기관에서 창업 상담을 하면서 수많은 예비창업자를 만났습니다. 상담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대박 나는 가게를 만들고 싶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유명한 맛집이 되고 싶습니다."였습니다. 반대로 "오래 살아남는 가게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사업자들을 보면 결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큰 성공을 꿈꾸던 사람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문을 닫았고,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을 지키며 묵묵히 장사를 이어간 가게는 여전히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사업은 대박을 꿈꾸는 사람보다 살아남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최근 『생존장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창업 관련 책은 성공이나 성장, 매출 확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다릅니다. 성공이 아니라 생존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인 표현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나니 생존이라는 단어야말로 사업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남아야 성장도 있고, 살아남아야 단골도 생기며, 살아남아야 성공이라는 결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가는 가게는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을 먼저 지켰습니다
저자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여섯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손익관리와 원가분석 같은 기본적인 경영 개념입니다. 둘째는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셋째는 고객이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재방문 전략입니다. 넷째는 수익성을 고려한 가격 전략입니다. 다섯째는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며, 마지막은 광고와 홍보를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활동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특별한 비법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상담 현장에서 만난 많은 사업자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계산하지 않았고, 원가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원가표 하나 만들지 않았습니다. 고객관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단골 고객의 연락처조차 정리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진 뒤에야 장부를 꺼내고 원가를 계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문제가 생긴 다음 대응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매출을 기록하고 비용을 확인하며 고객의 의견을 듣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본입니다. 다만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만난 오래가는 가게들은 특별한 기술을 가진 곳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매출을 기록하고, 원가를 계산하고, 고객의 불편을 메모하며, 작은 문제를 하나씩 개선하는 습관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그 작은 습관이 쌓여 몇 년 뒤에는 경쟁력이 되었고, 어려운 시기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생존과 폐업은 작은 행동의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폐업과 생존, 성공과 실패는 아주 작은 차이에서 결과가 갈린다는 내용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장들이 그 차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입으로는 "망하면 안 된다.", "살아남아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숫자를 기록하지 않고, 고객을 관리하지 않으며, 경영을 공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상담했던 많은 사업자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진 이유를 경기 탓이나 상권 탓으로 돌리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익을 계산하지 않았고, 원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고객이 왜 떠나는지도 살펴보지 않았던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업을 어렵게 만든 것은 거대한 문제가 아니라 매일 반복된 작은 방치였습니다.
사업은 거창한 성공 전략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의 매출을 기록하고, 원가를 다시 계산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부족한 점을 하나씩 고쳐 나가는 과정으로 유지됩니다. 살아남는 가게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기본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습니다.
『생존장사』는 성공보다 생존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인 목표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살아남은 가게만이 성장할 수 있고, 살아남은 사장만이 다음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사업의 첫 번째 목표는 대박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그리고 생존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오늘도 기본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 현실적인 보상입니다.